베트남 하노이에서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가장 멋진 곳 '짱안'
하노이는 볼 곳이 많이 없었다.
호안끼엠은 그냥 호수고, 호치민묘도 잠깐.
쇼핑을 하러 경남빌딩 쪽 롯데마트를 많이들 간다고 하는데
베트남에서 쇼핑은 끌리지 않았다.
그리고 호안끼엠 근처에 위치한 숙소 근방에도 로컬 마트가 있었다.
별로 사진 않았는데 면세점이랑 비교해보니 그 곳이 아주 저렴했던 거였다.
호텔 직원에게 뭘 하면 좋겠냐고 물어봤다.
나는 주로 일본을 다녔기 때문에 추천해주면 그냥 가려고 했는데
웬 책자를 꺼냈다.
'여기 호텔 아닌가?'
그렇다. 호텔이 맞다. 그런데 동남아는 호텔에서 투어도 같이 하고 있었다.
심지어 환전과 버스, 항공권 예약도 해주고 호텔이 만능이었다.
직원의 눈빛이 달라졌다.
'오우~ 돈 좀 쓸 줄 아는 놈인가'
이런저런 투어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가격이 나갔다. 동남아에서 수십불짜리 투어 밖에 안보이다니..
친구와 의논을 했다. 결론은 짱안.
짱안과 비슷한 땀꼭이란 곳이 있는데 그냥 짱안을 가기로 했다.
가격은 3개로 나뉘어졌다.
저렴 보통 고급
우리는 돈을 쓸 줄 모르는 놈들이었고 저려미 코스로 예약을 했다.
1인당 30불 안쪽이었던 것 같다.
버스는 다음날 아침 일찍 온다고 했다.
다음날.
그 날 비가 오고 다른 손님들이 지각을 했는지 예상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탔다.
하필이면 비어있는 자리도 딱 2자리.
예상이 됐다. 바퀴 위 그 자리.
친구가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는 바깥쪽.
아쉽게도 우리가 탄 버스는 저려미 코스의 작은 버스였다...
의자 쿠션은 아예 의미가 없었고, 차의 충격이 그대로 몸으로 왔다.
나도 죽을 맛이었는데 친구는 오죽했을까.
휴게소에 도착하고 죽어가는 친구에게 자리를 바꾸자고 했다.
짱안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는데 휴게소부터 1시간을 더 가야했다.
올 때도 내가 안쪽이었는데 다시는 바꿔주지 않으리라는 결심을 했다.
어렵게 도착한 짱안은 예상 외였다.
자연관광을 기대하고 갔는데 갑자기 절터에 내렸다.
나는 불교지만 친구는 기독교였다.
버스 때문에 컨디션도 안좋지만 그래도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이 마냥 좋았다.
짱안에서 내린 곳에서 안쪽까지는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갔다.
흐린 날씨였지만 어찌나 시원하고 기분이 좋던지.. ㅎㅎ
지친 몸을 달래며 내린 곳에서 바라보니 산 위에 탑이 있었다.
가이드가 목적지는 거기라고 했다.
가이드가 버스부터 농담을 많이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조각상들을 지나 그 절의 본관을 구경하고 탑으로 향하는 코스였다.
한 스님은 울고 있었다.
투어 초반에 작은 탑이 있었는데,
올라갈 사람은 올라가라고 했다.
꽤 많은 사람이 안올라갔고, 가이드는 당연히 안올라갔다.
그래도 여긴 전망이 좋았다.
조금 더 올라갔고, 가는 길에 화장실도 있었다.
그런데 유료 화장실?
유럽에서 유료는 들어봤어도 동남아도 그럴 줄 몰랐다.
아무래도 식민 때에 생긴 문화인가?
얼마 하지 않은 돈이라 부담은 없었다.
절 본관에 들어갔다.
화려한 부처님들의 모습에 조금은 압도당했다.
예를 갖추어 합장을 했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몸은 평화롭지 못했다.
그리고 더 올라갔다.
게임 이스에 나오는 탑 같은 것이 나왔다.
산에다가 저런걸!?
악당이 사는 것인가? 싶었다.
걸어서 올라가는 줄 알고 겁을 먹었지만 그런 일도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려가는 길.
내려가는 길에서는 또 무슨 부처님이 보였지만 저긴 가지 않았다.
가이드는 영어로 자꾸 무슨 얘길 하는데 영어는 곤란했다.
전통 보트를 타기 전 식사를 하러 간다고 했다.
끼얏호!
오는 길에 갔던 휴게소는 시내보다 엄청 비싸서 계속 빈속이었다.
드디어 뭘 먹는 것인가.
그런데 아뿔싸! 저려미 코스였었다.
가는 길에 저긴 아니겠지 했던 곳으로 버스가 간다.
그리고 딱 거기에 버스가 멈추고 가이드는 저기라고 가르켰다.
그럼에도 음식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 문제의 음식을 먹기 전까진..
친구는 여행 전부터 여행 내내 말했다.
고수를 조심하라고.
파리가 날아다니고 그릇도 더러웠지만
생각보다 맛있어서 2그릇을 먹고 3그릇 째에 담은 그 음식.
스프링롤을 한 입 베었다.
아삭!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더러운 기분이었다.
입 안에 이상한 향이 퍼짐과 동시에 식감도 더러웠다.
맛있다며 먹었던 음식들이 갑자기 최악의 음식이 되었다.
그걸 먹고 있는 사람들도 이상하게 보였다.
그 고수는 그런 고수였다.
밖에 나와서 닭들을 놀리며 이동하기를 기다렸고
이내 버스는 출발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전통 보트를 체험이었다.
그것도 무려 1시간이나 체험하는 일정이다.
보통 보트를 타면 길면 30분이라 그정도를 예상했는데
저 보트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1시간을 탔다.
그 모든게 30불 이내에 해결이 됐으니 엄청난 가성비였다.
가이드가 티켓을 하나씩 줬고 들어가면 냈다.
보트 가이드는 전부 여성이었다.
우리의 보트가 출발했다.
나와 친구, 외국인 할아버지와 베트남 중년의 여성이 탔다.
나중에 알고보니 두 사람은 연인이라고 했다.
이상했다.
우리 버스 승객 중에서는 한국인이 없었다.
덕분에 투어를 하는 동안 한국어도 자유로웠다.
자연 경관을 보는데 너무나 평화롭고 경이로웠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니.
어업을 하는 주민들도 꽤 보였다.
짱안은 대자연 그 자체였다.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로 들어갔다.
이런 동굴이 5번 이상은 나왔다.
웨딩을 위해 온 커플도 있었다.
가다가 보니까 다른 보트는 관광객이 보트도 하고 그랬는데
우리는 잘 몰라서 안하다가 나중에 보니 노가 있었다.
40분 이상 가니까 노를 젓던 분이 갑자기 팔로 젓질 않고
발로 젓는 것이다.
아주 전문가였다. 팔보다 더 잘 저었다.
힘든 것을 눈치 챈 우리는 노를 함께 젓기 시작했다.
막판이라 그런지 다른 보트도 추월하고 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아주머니가 노를 젓는 것을 안하고 있었다.
뒤에서 하니까 눈치 빠르게 쉬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도 살짝 쉬니 잽싸게 노질을 하셨다.
1시간의 보트 투어를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1시간이란 것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고
오히려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다.
'또 오고 싶다.'
이 마음 뿐이었다.
돌아갈 길이 두려웠지만 (돌아가는 자리도 같은 자리였다)
저렴한 가격에 문화 유적과 식사, 자연 경관까지 모두 경험한
짱안 투어는 단연코 하노이에서 간 투어 중 최고였다.
하롱베이와 사파도 다녀왔지만 여기가 최고였다.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좋은 가격대의 코스를 선택했어야 했다.
후에 갔던 하롱베이는 중급으로 갔고,
가이드의 영어 실력과 버스, 식사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짱안
다시 하노이에 간다면 그 곳에 가고 싶다.